어릴적 먹성좋은 우리 3형제를 먹이시기위해 없는 살림에 어무이가 생각해 내신 방법이 바로 미국산 소고기.. 가장 싸게 많이 먹을 수 있는 70년대의 미국산 소고기(그 당시 돼지보다 쌌다고 함)를 한번에 7근(4.2kg)씩 사서 엄마의 비법불고기양념으로 파란색 프라스틱 들통 (찾아보니 똑같은게 있네요)에 가득채워서 화로랑 숯들고 근처 다리 밑에 가서 온가족이 딱 배찰정도로 자주 먹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엄마.아빠 두분이 1근 우리 삼형제가 6근(인당1.2kg)이 그 시절 우리식구의 간식… 어려서 부터 숯불피우고 굽는데 숙달되어 너무도 익숙한 고깃집 경력 거의 45년?
이렇게 먹어대는 삼형제를 대리고 제가 입대하기 전날 아부지가 고기 사 주신다고 식당에 갔다가 우리가 너무 먹어서 당황하시며 대강먹고 나가자고 하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가슴이 저립니다. 당시 어려운 형편에 먹이고 싶었지만 더 먹일 수 없었던 아부지의 마음이 어떠하셨을까… 고기 모자라는것은 절대 용납 못하는 것은 이 사건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 인가 봅니다.
결국 이 경력이 회사생활하면서도 회식을 불판들고 공원으로, 고객 교육 행사도 팬션에서 한우등심구이로… 어쩔것이여 술은 못먹고 고기는 좋아하니 내 맘대로 하는거지… 싫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언제 또 하냐고 모두들 기다리곤 했으니 성공한거죠..
고기도 너무 구워먹으면 질리는지 언젠가부터 훈제바베큐에 발을 들려놓고야 말았으니 웨버에서 부터 시작해서 웨버바베큐통을 하도 써서 삭아서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아들이 군에서 저축한 돈으로 오클라호마 오프셋 스모커로까지..그러나 한번에 만들 수 있는 양이 기껏 한 가족의 간식수준.. 14시간을 아들과 장작불 때 가며 브리스킷을 만들어 본들 10분이면 끝나는 코끼리 비스킷 수준을 참지 못하고 한번에 크게 가자는 단순 무식함이 훈제기계를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사고치는것은 나의몫이고 뒷감당은 만능 엔지니어인 우리 친구들의 몫… 그림만 그리면 바로 뚝딱 나옵니다. 장작으로 불때는데 질려서 전기로 할 방법을 찾으니 삼겹살불판을 재활용? 불판위에 훈제칩을 올려놓으면 훈제는 될거고.. 맘대로 그려서 일단 만들어 보니 의외로 대성공! 놀라울정도로 맛있는 훈제바베큐가 양산되기 시작… 우리 직원들이 돈도 못버는 무기(방산)가 아니고 고기로 갈아타자고 합니다… 맞는것 같기도하고..
한겨울이 되니 불판의 열량이 부족함이 드러나 참다 참다 결국 2차 버전 생산결정으로 바로 재설계와 재료주문에 착착착… 온도 맞추면 원하는데 까지 딱 올라가 멈추는게 속이 다 후련합니다. 한번에 100인분 40kg 정도는 거뜬히 해치웁니다. 최근에 교회에서 바자회 하는데 훈제바베큐 3종세트로 판매를 해보니 순식간에 완판… 정작 우리는 먹어보지도 못하고 ㅎㅎ.. 브런치 카페에서 기계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 까지 들어왔으니… 고기로 갈아 탈지 심각하게 고민 중 (: 바베큐에 진심인 아들과 함께 잠봉뵈르까지… 아들과 함께 하니 또 재미집니다. 사랑한다 아들~~~ 아들아 나는 돈버는 재주는 없는것 같다. 미안하지만 돈은 니가 좀 벌어라~~ ㅋㅋㅋ
드디어 2차 버전 완성! 독일산 내열유리까지 넣어서 창문을 만들긴 했는데 내부가 컴컴해서 ㅍㅎㅎ 다음번에는 원가 절감차원에서 제거 하기로…사용할 일이 많아 급해서 칠도 않하고 합판 그대로인데 미대생 딸래미가 통에 그림을 좀 그려주면 가치가 확 올라가지 않을까..
그래도 나름 군용장비도 만드는 회사인데 열관리 정도는 해줘야겠죠… 전체적으로 단열은 아주 잘된것 같네요.
글쓴이에 대하여..
Wants 가 아니라 Needs를 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를 감사함으로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