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보내며 마지막 겨울여행
올 여름에 서핑을 위해 다녀왔던 동해바다를 차분한 겨울에 다시 다녀오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좁은 땅덩어리에 부대끼며 사는 이 나라에서 사는 나의 라이프스타일은 전혀 한국적이지 않기 때문에 붐비지 않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계절에 갈 수 있는 시기는 한겨울밖에 없어서 매번 겨울에 동해안을 가게 됩니다. 청명한 날씨때문에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지만 몇장 곁들여 봅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산맥을 구불거리는 도로를 넘어 가는 고생과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터널을 통과해서 간단히 가게 되었습니다. 왠지 좀 무미건조한 느낌이랄까… 고생과 재미가 없어진데 대한 보상은 고작 2시간 빨리 가는것. 자동차들이 더이상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정도… 터널만 달리다 보니 없어진 재미를 터널에 조명으로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다양한 조명들이 여러번 보게 됩니다.
저녁시간에 도착하는 일정 이라서 속초가면 모두가 들르는 중앙시장.. 더 말할 필요는 없을것 같고요. 아직 옛날모습을 간직한 곳과 깔끔하게 정리된 거리도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 정겹다는 의미가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들이 나를 더 푸근하게 만드는것을 보니 저는 올드보이입니다
이제 저녁에 먹을 다양한 먹을거리를 사는 시간… 한국은 일반적인 음식이외에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정말 많이 만들어지는것 같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살다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고 손재주가 좋아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음식을 사는 중에 발견한 속초닭강정은 절대 미리 만들어서 쌓아 두지않고 주문을 받고 나서 만드는 원칙을 고수 하신다고 합니다. 미리 만들어놓은 후 많이 팔아서 재벌이 된 다른 가게도 있지만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나하고 코드가 맞는것 같아 30분을 기다리면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식은뒤에 먹어도 되지만 식으면 더 좋은것은 아니라는 말씀이 기억나네요.
다음날 아침 숙소를 나오면서 보이는 첫 광경은 정말 아이러니 하더군요. 멀리보이는 너무나 아름다운 산의 형상과 너무나 부조화스러운 식당의 모습이 나를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식당운영하시는 분께는 죄송스럽지만 내가 만약 여유가 엄~청있다면 이 식당들을 모두 사서 허물어 버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아침 갈 곳은 설악산의 케이블카… 케이블카 표를 예약하고 잠시 근처의 절에 다녀오기로 하고 가는길에 만원을 내고 절을짓는 기와에 자신의 소원을 적어서 놓는곳이 있었습니다. 찬찬히 읽어보니까 대략 3가지 주제로 요약이 되더군요. 합격(직장,학교), 성공 그리고 가족의행복. 모든인간들의 공통적인 소원인것 같습니다. 저 그림자의 내 모습이 마치 이 소원 들이 투영된 존재처럼 보입니다. 잡히지 않는것을 잡으려 끝없이 쫓아가는 세상의 논리를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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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입구에 있는 절의 건물로 전통적인 방식의 목조주택입니다. 전통적인 일반주택과 달리 비교적 다양한 색상이 사용 되는데 어릴적 보았던 전통사찰의 분청? 색상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오래된 나무의 갈라짐속에 마치 시간이 담겨져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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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산의 모습이 다른나라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더군요. 나라마다 산의 모양이 다른것도 신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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