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한참만에 글을 올리게 됩니다. 제작년 12월에 아빠(아버지라고 했다가 정떨어진다고 하셔서 끝까지 아빠라고…) 가 갑자기 폐암으로 돌아가셔서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혼자있을때 아빠와 관련된 뭔가가 연상만 되면 눈물이 나서 한참을 울곤 합니다. 지난번 경주집에 갔을때 안방서랍장을 우연히 열어보니 아빠가 사용하던 물건들 틈에 제 군번줄이 있었습니다. 멍 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13870470 잊을 수 없는 군번…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던 제 군번줄을 그동안 보관하고 계셨나 봅니다. 제가 몸이 좀 부실해서 군에 갈 때 걱정이 많으셨는데 그 당시 형편도 그리 좋지 않은 시기여서 없는 형편에 조금이라도 편한데 보내려고 제가 훈련소 있는 동안 여기저기 쫓아 다니셨던게 분명합니다.
이제는 내 자식도 군에 보내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걱정이 어떤 느낌인지… 자식은 잊어버렸지만 조그만 추억도 부모는 끝까지 간직하고 있다는것. 태어나서부터 내 기억에 존재하지 않은 시기 까지 나 자신보다 더 나를 오랫동안 지켜 보셨던 분.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일도 할 수 있고 어떤욕도 마다하지 않는 분. 내가 무슨결정을 해도 무조건 지지하는 분. 바로 그 분이 이제 제 곁에 없다는 사실이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천국에 잘 계실것을 믿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들로 살다가 그날에 그곳에 도착할 때 멀리서 부터 나를 보고 소리 지르며 뛰어오실것을 믿습니다. 지난번 아들이 첫 휴가 나왔을 때 나도 군번 줄을 한번 만져보았습니다.
글쓴이에 대하여..
Wants 가 아니라 Needs를 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를 감사함으로 살아가겠습니다.